우리가 지금까지 서로 아껴주고 고마워하는 사이가 된 것은 바로 인연을 귀하게 여기고 잘 키워가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인연의 싹은 하늘이 준비하지만 이 싹을 잘 키워 튼튼하게 뿌리내리게 하는 것은 순전히 사람의 몫이다. 인연이란 그냥 내버려두어도 저절로 자라는 야생초가 아니라 인내를 가지고 공과 시간을 들여야 비로소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한 포기 난초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나와 친한 사람이면 귀가 무르도록 들었을 ‘한비야의 난초론’ 이다.

‘걸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이건 내가 지어낸 말이 아니라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이다. 걷는 것이 사색과 명상의 필수라고 해서 이들을 소요학파라고 한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도 걷는 것이야말로 ‘두뇌 회전에 가장 좋은 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인생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 자기가 어디로 각고 있는지 목표가 있다면, 그리고 자기가 바른 길로 들어섰다는 확신만 있다면, 그리고 자기가 바른 길로 들어섰다는 확신만 있다면, 남들이 뛰어가든 날아가든 자신이 택한 길을 따라 한 발 한 발 앞으로 가면 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나이에 시작했느냐가 아니라, 시작한 일을 끝까지 꾸준히 했느냐는 것이다.

 

‘이 나이에’라니, 도대체 무슨 나이 말인가. 미국의 시인이자 유대교 설법사요 철학자인 사무엘 울만이 청춘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웅변적으로 말하고 있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장밋빛 불, 붉은 입술, 나긋나긋한 무릎이 아니라

씩씩한 의지, 풍부한 상상력, 불타오르는 정열을 가리킨다.

인생이라는 깊은 샘의 신선함을 이르는 말이다.

 

청춘이란 두려움을 물리치는 용기,

안이함을 선호하는 마음을 뿌리치는 모험심을 의미한다.

때로는 20세 청년보다는 60세 인간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이상을 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살을 늘려가지만

열정을 잃으면 영혼이 주름진다.

고뇌, 공표, 실망에 의해서 기력은 땅을 기고

정신은 먼지가 돼버린다.

 

60세든 16세든 인간의 가슴 속에는

경이에 이끌리는 마음,

어린애와 같은 미지에 대한 탐구심,

인생에 대한 흥미와 환희가 있다.

우리 모두의 가슴에 있는 ‘무선 우체국’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하느님으로부터

아름다움, 희망, 격려, 용기, 힘의 영감을 받는 한

그대는 젊다.

 

영감이 끊기고, 영혼이 비난의 눈으로 덮이며

비탄의 얼음에 갇힐 때

20대라도 인간은 늙지만,

머리를 높이 치켜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80세라도 인간의 청춘으로 남는다.

 

한국 속담은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만 중국 속담은 ‘행백리자반구십(行百里者半九十). 100리를 가는 사람이 90리를 걸어야 비로소 절반을 지난 것이라고 한다. 끝날 때까지 절대로 안심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어는 분야이든 간에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죽을 힘을 다한다는 것이다. 대충대충이란 절대 없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뭐 저만한 일에 목숨까지 내놓느냐 하더라도 본인에게는 그 순간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일 거다. 죽기를 각오하고 자기 일에 몰두하는 사람의 모습은 언제나 감동을 준다.

이렇게 목숨을 걸어야 각자가 받은 잠재력을 최대치로 개발할 수 있나 보다. 아니 그런 각오가 있어야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나 보다.

 

우리 국토가 크기 약22만 평방킬로미터, 세계 육지 면적이 약15천만 평방킬로미터라니, 비율로만 보면 겨우 전세계 면적의 7백분의 1이다. 세계 지도가 조각 그림 맞추기라면 우리나라는 아주 작은 조각에 지나지 않겠지만 이곳이 바로 어느 곳도 대신할 수 없는 귀하고도 고마운 내 땅이다.

 

꿈을 가진 사람은 두 부류다. 꿈을 꾸는 사람과 꿈을 이루는 사람. 소박하든 원대하든 모든 꿈은 아름답다. 그러나 꿈만 꾸고 있는 사람은 전혀 아름답지 않다. 감나무에서 감 떨어지기만 기다리는 것은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요행수를 바라는 것이다. 이 세상에 요행수라는 것은 없다. 꿈은 스스로의 노력으로만 이루어진다. 꿈을 이루고 싶은가?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내일도 모레도 아닌 오늘, 한꺼번에 많이 씩이 아닌, 한번에 한 걸음씩 그 꿈을 행해서 걷는 것이다. 세상에서 하고 싶은 일을 모두 다 할 수는 없지만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택해 일로 매진한다면 안 되는 일보다 되는 일이 훨씬 많다는, 이 한 걸음의 철학. 내 어머니의 당이 준 커다란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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