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인가 분당에 살 때, 집 앞에서 광화문 가는 100* 번 버스를 타고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내려서 그곳을 지나가는 외국인에게 용기내어 "도와줄까?" 라고 영어로 물어봤다가 그 자식이 다단계 판매원 쳐다보듯이 "No, thanks" 라고 눈 흘기며 가는 바람에, 충격으로 바로 버스타고 1시간30분 걸려 집으로 돌아간 적이 있다. 거의 20년전 이야기다.

그 당시에는 학생 신분이라 외국인 친구도 없었고, 일단 외국인과 교류할 기회가 지금 처럼 많지 않아서 그 때의 충격이 생생하다.

20년이 지난 지금, 나이도 많이 먹었고, 외국여행도 많이 했고, 외국인 친구도 꽤 있고 무엇보다도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전보다 나도 깨닫지 못하는 일종의 책임감(?)이 생겨서, 지나가다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외국인 들에게 먼저 말을 건네는 경우가 많아 졌다.

1~2년 전에 공항에서 헤매는 알라스카에서 아들보러 온 아주머니도 도와준 적이 있고, 집 앞 지하철역에서 중동에서 온 아가씨(?) 여학생(?) 를 도와줬던 일..

아무튼 오늘 퇴근하다가 IFC Mall 에서 지도를 보고 한참 헤매는 친구들 3명이 있어서 "Do you need any help?" 라고 물으니, 1~2초 고민하다가 명동, 인사동 등 가는 길을 물어봐서... 친절하게(?) 안내해 줬다. 사실 이 정도 안내는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이 없어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관광통역안내사 면접 시험 수준은 이보다 훨씬 높다.)  3명에게 길을 다 안내해 주고,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니 1명은 브라질, 1명은 우간다, 1명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떻게 셋이 만났냐고 물어보니, Conrad 호텔에 conference에 왔다가 만났다고 했다. 옷 쇼핑에 관심이 있던데, 아무튼 어수선한 시국에 상관없이 한국에서 잘 즐기고 갔으면 좋겠다.

관광통역안내사에 합격하면, 주기적으로 아래와 같은 교육참석 안내 연락을 받는다. 작년에 참석한 일정과 비교해 볼 때, 일정도 하루 줄고, 점심 식사도 더 이상 제공 해주지 않지만 생각보다 교육 내용은 좋았던 것 같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교육주최처에서 교육참석생 끼리 서로 교류할 멍석을 깔아 줬으면 더 소통할 기회가 많았을텐데, 그렇지 못해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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